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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핑을 아시나요?

​전정한 한국인이라면, 쇼파는 등받이로 써야 제 맛

Jin

2021년 10월 28일

1.일단 눕는 중국 청년들

강가, 풀밭, 지하철, 장소는 중요하지 않아요. 드러눕기만 하면 됩니다. 이들이 누워있는 이유, 게을러서가 아닙니다. 중국 사회에 저항하는 중입니다.

최근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는 누워서 저항하는 탕핑주의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탕핑은 평평하게 드러눕는다는 뜻으로 일하지 않고, 집도 사지 않고,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낳지 않고 최소한의 생계비만 벌면서 가만히 누워서 사는 것을 탕핑주의라고 합니다.

탕핑족은 누워있는 모든 것들을 짤로 활용하죠. 강아지 고양이 코끼리 심지어 불상까지 누워만 있으면 다 짤이 됩니다. 언뜻 보면 재밌는 현상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슬픈 사연이 있어요.


2.어느 20대 청년의 글

지난 4월 한 20대 청년이 SNS에 올린 글. 2년 동안 안정적인 일자리를 갖지 않고도 오히려 잘 살고 있다는 내용인데,
이 글은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탕핑이 바로 정의다'라는 제목의 글이었는데요. 왼쪽은 실제 웨이보에 올라왔던 화재의 글을 캡쳐한거예요.

주인공은 종일 집에서 매일 두 끼만 먹고 낚시, 산책 등 돈이 안 드는 여가 활동만 했다고 하는데요. 돈이 떨어지면 저장(浙江)성의 영화 촬영소에 가서 엑스트라로 한번 출연한 뒤 그 돈으로 또 몇 달간 같은 방식을 살고 있다고 밝혔어요.

그는 "열심히 일해봤자 사회시스템과 자본가의 노예가 되어 매일 996 근무(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간 근무)를 하면서 착취만 당하고 결국 남는 건 병밖에 없다"고 주장했어요.

중국 젊은층은 그의 글에 크게 공감했죠. 급기야 "내가 누우면 자본이 나를 착취할 수 없다"며 눕는 것으로 저항하기 시작한 겁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너무 긴 노동 시간, 낮은 임금, 치솟는 집값, 양극화 등으로 절망하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현실에 절망해 집도 사지 않고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낳지 않겠다고 하는 모습은 한국의 N포 세대와 닮았습니다.


3.남의나라 얘기같다고?
늘어나는 탕핑족, 그저 중국의 이야기만은 아닌데요. 각박해지는 사회로인해서 우리나라 젊은층 또한 휴식과 워라밸을 점점 중요시여기고, 쉼을 갈구하고는 하는데요. 현재 우리나라의 베스트셀러 도서들의 표지. 주의깊게 본 적 있나요? 모두 누워있거나 널부러져 쉼을 외치는 모습이 참 닮아있죠?

중국 정부는 탕핑주의 확산을 경계하며 탕핑과 관련된 글들을 삭제해버렸고 중국 관영매체들은 청년들이 부자가 되려 하기 전에 누워버렸다며 비난했습니다. 한국 사회는 현실에 절망하고 미래를 포기하는 청년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나요?

-SBS 스브스 뉴스 일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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